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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악당접수 시각

제7장

접수 시각

첫 장애의 원인은 삼 주 만에 좁혀졌다.

마지막 수정 2026-11-06 · 한 번에 펼쳐 읽기

첫 장애의 원인은 삼 주 만에 좁혀졌다.

계열사와 우리 사이에 있는 연계 장비가 특정 상태에서 연결을 늦게 돌려주고 있었다. 우리 프로그램의 정리 예외와는 별개였다. 장애를 재현한 것은 준서였다. 허락을 받고 시험 환경에서, 자신이 무엇을 돌릴지 먼저 설명한 뒤에 했다.

그는 결과를 들고 와서 내게 먼저 보여 줬다.

“팀장님께 보고드려도 될까요?”

“당연하지. 네가 찾았는데.”

“차장님도 같이 들어가 주시면…”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도윤은 자료를 끝까지 읽고 물었다.

“조건을 바꿔도 같은 결과 나와요?”

준서가 준비한 다음 장을 넘겼다. 같은 결과였다. 도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검증 잘했네요.”

준서의 어깨가 내려갔다. 칭찬 한 문장이 사람의 자세를 바꿨다.

회의를 마친 뒤 도윤이 내게 말했다.

“네 패치랑 관계없었네.”

나는 파일을 저장했다.

“그래. 결함은 고쳤고.”

“그건 맞아.”

내가 듣고 싶었던 두 문장이 삼 주를 돌아왔다. 그런데 그날은 그 말로 따질 힘이 없었다.

점심 무렵 남 형사에게 연락이 왔다. 익명 제보와 서민재 사이의 연결을 확인하고 있지만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도윤은 발신 정보와 외부 영상이 모두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 형사는 남아 있는 정보가 모두 즉시 특정인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우리는 스피커폰을 켜 둔 회의실에 앉아 있었다. 담당자에게 빨리 알아봐 달라는 말을 할 때 도윤은 계열사 직원과 닮아 있었다. 나는 이상한 피로를 느꼈다. 어디서나 누군가는 시간이 필요했고, 누군가는 그 시간을 견딜 수 없었다.

통화가 끝난 뒤 나는 협박이 온 날짜를 종이에 적었다. 도윤이 정리한 표에는 수신 시각이 있었다. 회사 제보는 담당자가 우리에게 전달한 시각으로 적혀 있었다.

“이건 처음 접수된 시간이 아니잖아.”

내가 말했다.

“큰 차이 안 날걸.”

“확인해 봐.”

그는 나를 봤다. 내가 자기 말투를 흉내 내는 줄 알았을 것이다. 절반은 그랬다.

정식으로 받은 접수 시각은 예상과 달랐다. 시설 작업명을 언급한 두 번째 제보는 수요일 오후가 아니라 화요일 밤에 들어와 있었다. 그날은 해당 요약 문서가 처음 배포된 날이었다.

“보고서 열람 범위를 늘릴 필요 없었네.”

내가 말했다.

“그때는 몰랐지.”

“그러니까 몰랐다는 것도 적어 두자.”

나는 표에 세 칸을 만들었다. 우리가 아는 사실. 그 사실에서 한 추측. 아직 모르는 것. 도윤이 예전에 장애 분석할 때 만들던 표였다. 내가 쓰자 그는 약간 못마땅해 보였다.

화요일 밤에 제보가 올라왔다. 문서는 그날 오후 배포됐다. 그러나 범인이 그날 자료를 받았다는 뜻은 아니었다. 자료 제목이 들어간 일정 공지가 전날에도 나갔을 수 있었다.

유진이 확인해 주었다. 요약 문서의 잘못된 괄호는 이번 주에 처음 생긴 것이었다. 지난주 자료에는 없었다. 범인이 본 것은 이번 주 배포본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추측 칸에 문장을 넣고 밑줄을 그었다. 사실 칸으로 옮기지는 않았다.

도윤은 그걸 한참 봤다.

“이렇게 하니까 덜 헷갈리긴 하네.”

“네가 나한테 가르친 거야.”

“알아.”

“안다는 사람이 왜 안 써.”

그는 종이를 접었다가 다시 폈다.

“내 이름이 가운데 있으니까 잘 안 보여.”

나는 더 묻지 않았다. 그 말만큼은 반박할 필요가 없었다.

퇴근 전 나는 준서에게 잘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까 팀장도 그랬다고 했다.

“두 번 들어도 돼.”

준서가 웃었다. 나는 그 웃음이 며칠 만인지 생각했다.

엘리베이터에서 도윤이 물었다.

“내가 요즘 팀 분위기 많이 망치냐?”

나는 층수가 내려가는 것을 보았다.

“많이.”

그는 이번에는 관련성을 따지지 않았다.


계열사에서 외부 제보를 전달해 온 날, 나는 처음으로 민재가 우리 회사와 거래하는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제보 내용은 운영팀이 장애를 숨기고 있다는 것이었다. 사실인 부분은 최근 지연이 있었다는 것뿐이었다. 도윤이 혼자 결정한 일처럼 적힌 대목은 실제 회의 기록과 달랐다. 그런데도 받는 쪽에서는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윤 부장은 그날 안으로 회신하라고 했다. 도윤은 문서를 읽고 관련자들의 이름을 하나씩 지웠다. 개인 이름 대신 역할을 쓰고 결정 과정을 시간 순서로 바꿨다.

“이름은 왜 빼?”

내가 물었다.

“누가 뭘 결정했는지는 남겨. 이건 외부 회신이잖아. 직원들 이름까지 보낼 필요 없어.”

그 말이 의외였다. 그는 확인할 때 사람을 앞에 세우는 편이었다. 그런데 외부 문서에서는 사람을 뒤로 물렸다.

우리는 저녁까지 답변을 썼다. 회사 이름으로 나갈 문서라 표현을 여러 부서가 검토했다. 한 부서가 고치면 다른 부서가 다시 고쳤다. ‘발생했다’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로 바뀌고, 다시 ‘발생 사실이 확인됐다’가 됐다.

나는 짜증이 나서 말했다.

“똑같은 말인데 왜 이렇게…”

도윤이 화면을 봤다.

“누가 확인한 건지 없어서 그래.”

그는 주어를 넣었다. 우리 팀이 확인했다. 별것 아닌 수정인데 문장이 단단해졌다.

그때 나는 도윤이 잘하는 것을 오랜만에 보았다. 말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책임의 위치를 명확히 하는 일. 평소에는 그 능력이 나를 향해 있어서 싫었다.

아홉 시가 넘자 윤 부장이 먼저 퇴근했다. 수고한다는 메시지가 왔다. 나는 화면을 보고 웃었다. 도윤은 보지도 않았다. 이미 익숙한 모양이었다.

회신을 보낸 뒤 나는 물었다.

“맨날 이래?”

“뭐가.”

“위에서는 오늘 안에 보내라 하고, 검토는 다 돌려야 하고.”

그는 어깨를 조금 움직였다.

“자주.”

나는 그가 왜 늘 시간부터 물었는지 조금 알 것 같았다. 그렇다고 내가 잘못한 사람처럼 느끼게 만들 필요는 없었다. 그 두 생각을 함께 두는 일이 아직 서툴렀다.

건물을 나서려는데 도윤이 문득 멈췄다. 바깥에 검은 모자를 쓴 사람이 있었다. 나도 보았다. 남자는 전화하며 길을 건너갔다. 누구인지 알 수 없었다. 도윤은 그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움직이지 않았다.

“지하로 갈까?”

내가 물었다.

그는 고개를 저었다.

“그냥 조금만.”

우리는 로비 안에서 오 분을 기다렸다. 보고서 처리 기한에는 없던 오 분이었다. 회사는 그 시간을 기록하지 않았지만, 우리 몸에는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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